7월 5일 시국미사부터 촛불집회까지

촛불 천사들

 

불의와 폭력에 침묵하지 않고

영혼의 촛불을 들고 외치는 사람들

유모차에 잠든 갓난이에서부터

칠순 할아버지까지 모두 천사입니다.

 

내가 촛불을 들지 않아도

다른 사람이 촛불을 들겠지,

불의의 시대에 무임승차하지 않고

역사의 주인공으로 촛불을 치켜든 사람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영혼입니다.

 

야간자유학습 두 시간보다

촛불을 밝히는 두 시간이 더 소중하다며

촛불을 든 학생들,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청소년들입니다.

 

토플이다 자격증이다 취업공부만 하지 않고

88만원의 비정규직이 될 수밖에 없는

불평등한 세상을 바꾸자며 외치는 청년들,

세상에서 가장 정직한 청년들입니다.

 

어린 아들딸과 함께 촛불을 들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노래에 맞춰

촛불을 높이 들고 춤추는 아빠와 엄마들,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부모입니다.

 

그러나 그러나,

국민을 주인으로 섬기지 못하고

국민을 종업원쯤으로 여기는,

비폭력의 꽃 촛불을 배후세력으로 몰아가는 대통령은,

세상에서 가장 추악한 대통령입니다.

 

장관 자리 하나 차지하기 위해

국민의 생명과 나라의 주권을

도장 찍듯이 팔아넘긴 장관들,

세계에서 가장 졸렬한 장관들입니다.

 

어제는 광우병이 위험하다고 쌍심지를 켰던 조선 중앙 동아 문화일보

오늘은 광우병이 안전하다고 굽실거리는

국민의 생명과 나라의 주권은 안중에도 없는 조중동문 신문들은,

세계에서 가장 저질의 신문들입니다.

 

교복을 입은 채 쪼그리고 앉은 학생들,

국민이 뿔났다는 티셔츠를 입은 청년들,

종이컵에 초를 꽂고 촛불를 나누어주고서는

촛불의 바다로 나가 어둠을 밝히는 봉사자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봉사자들입니다.

 

쿵쾅거리는 가슴으로 연단에 올라

별처럼 영롱한 영혼의 소리를

활화산처럼 솟구치는 을분을 당당하게 고백하는 사람들,

세상에서 가장 솔직한 발언자들입니다.

 

불의의 어둠에 침묵하지 않고

촛불을 들고 행진하다가

물대포와 맞서면 비폭력을 외치고

곤봉으로 때리면 맞고

군홧발에 머리가 축구공처럼 채이고

물대포에 맞아 실명까지 한 시민들,

세상에서 가장 고결한 시민불복종 저항입니다.

 

국민을 종으로 여기는 대통령,

권력에 굴종하는 장관들,

국민을 배신한 한나라당 국회의원들,

촛불을 폭도로 모는 조중동문 신문들,

구린내나는 구조적인 모순을 태우려고 영혼의 촛불을 들고 행진하는

유모차 아이에서 학생 시민 아저씨 할머니까지,

세상에서 가장 숭고한 영혼들입니다.

 

그렇습니다, 촛불은

우주에서 가장 빛나는 별입니다.

세상을 바꾸는 평화의 혁명입니다.

촛불은 세상에서 가장 숭고한 사랑이며

당신과 나, 우리 모두의 영혼입니다.

 

-최종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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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5일 오후 3시가 넘어서 시작된, 프란치스코 수도회 교육회관에서 열린 시국미사에서 강론시간에 최종수 신부님께서 읽어주신 詩.

많은 분들이 시국미사가 열린다는 사실을 몰라서 신부님들과 수녀님들, 수도자님들, 그리고 일부의 신자들만 참가한, 조금은 적은 규모의 시국미사였다.

시청광장에서 단식하시던 신부님들과 더불어 많은 신부님들이 참가하셨고 좁은 수도회성당 대부분은 수녀님들이 차지하셨다.

미사가 끝나고 신부님, 수녀님들이 열을 지어 장미꽃을 들고 시청광장까지 행진.

 

나는 인천에서 1시에 출발을 해서 3시가 조금 못 되어 서울에 도착했다.

바로 시국미사가 열리는 프란치스코 회관을 찾아 미사를 드렸다.

아이가 앞으로 가고 싶다고 해서 제일 앞쪽에 앉아 신부님들 바로 뒤에서 미사를 드렸다는....

그리고 신부님들과 수도자들이 행진을 할 때, 나도 역시 5살짜리 아이를 업고(업기에는 버거운....ㅠ.ㅠ) 한 손에는 우산을 쓰고 뒤를 따라 시청광장까지 행진을 했다.

시청에 와서는 대한문 앞에 있던 유모차부대와 합류하여 시청주변을 한바퀴 행진. 역시 비가 와서 아이를 업고 우산을 썼는데, 정말 우리의 염원이 하늘에 닿았음인지 행진 중간부터 비가 그쳐서 환호했다.

다시 대한문 앞으로 돌아와 잠깐 휴식을 취한후 다시 행진. 그리고 프라자호텔 앞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 촛불문화제를 즐기는 것으로 일정이 끝났다.

아이를 업고 다녀서인지 발목이 아파서 마지막 행진은 하지 못해서 조금 서운했지만 너무 뜻깊고 감격적인 하루였다.


비가 오는 중에도 유모차를 끌고 나오셨던 많은 엄마들,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그리고 참석하셨던 가계각층의 시민들....정말 감사합니다.

저 역시도 역사의 현장에 함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그런 날이었습니다.

by 능소니 | 2008/07/06 14:35 | 핫이슈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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